퇴근 후 이핀야에서 소소하게 한 끼

2020. 7. 30. 23:52맛집 소소하게🥢/그 외 맛집

이핀야 정보 한눈에 보기
- 목요일부터 화요일 11:00-21:00 (단, 일요일은 휴무)
- 브레이크 타임 15:30-17:00 
- 포장, 예약, 무선인터넷 가능
- 주차장 없음
- 사장님 친절함

*소소하게 밥 한끼 하기 좋은 식당입니다*

"아.. 오늘도 하루가 다 갔구나", 요즘 회사에서 가장 많이 하는 생각이다.
뭐 그리 바쁜 일이 많은지. (이것저것 신경 쓸게 많아서 정신이 없다고 표현하는 게 더 정확할 듯)
일에 집중을 하다 보면 늘 시간에 쫓긴다.
그리고 최근 자꾸만 시계를 들여다보는 버릇이 생겼다.
노트북 시계가 아닌, 짹각짹각 시계.. 아마도 마음이 불안하기 때문이 아닐까.
그래도 진행했던 업무가 끝이 보여 조금만 더 힘을 내보려고 한다.

평소 자주 가지는 않지만, 동네에서 있어서 퇴근길에 들리기 좋은 이핀야 식당에 왔다.
남자 사장님께서 혼자 운영하시는 가게인데 5평 남짓에 테이블도 4개밖에 없지만,
늘 사람이 붐비는 곳이다. 
사장님이 친절하시기도 하고, 음식 맛도 괜찮아서 가끔 이곳이 생각 날 때가 있다.

이 집에 올 때마다 늘 시키는 메뉴는 딱 두 가지, 김치찌개와 돈카츠카레이다.
가츠동은 소스가 부족해서 조금 아쉬웠고, 돈카츠 김치찌개는 너무 짠맛이 강했던 기억이 있다.
그래도 지금 내가 추천하는 메뉴는 늘 한결같이 맛있게 먹었다.

가게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오늘도 사장님께서 기분 좋은 웃음으로 맞아주신다. (괜스레 나도 기분이 좋아진다)
뭘 먹을까? 조금 고민하다가 나의 최애 두 가지 메뉴중 하나인 김치찌개를 시켰다.
맥주도 한 병 시키고 싶었지만, 꾹 참기로 했다.
어제 회식에서 너무 과음했기 때문이다. 

이미 손님들이 한 차레 다녀간 모양이다.
테이블마다 접시들이 수북이 쌓여있다.
아무래도 사장님께서 혼자 일을 하시다 보니 요리하랴 치우랴 정신이 없으시겠지.
오늘은 블로그 글을 쓰기 위해 평소에 하지 않던 사진을 찍다 보니 가게 곳곳의 인테리어가 더 눈에 들어왔다.

뭐랄까, 소소하게 혼자서 밥과 술을 먹기 좋은 느낌?
(말이 무섭게 남자 한 명이 들어와서 김치찌개에 맥주를 1병 시켰다)

나는 가끔 이곳에 오면 일본 드라마 '심야식당'이 떠오를 때가 있다.
물론 전혀 느낌은 다르지만, 가끔 올 때마다 퇴근한 직장인들이 많이 보였기 때문에 그런 생각이 든 것 같다.

사장님께서 요리를 한창 준비하시는 동안 단무지와 김치를 준비했다. (쎌프)
오늘 무슨 기분 좋은 일이 있으신 걸까.
주방에서 사장님의 콧노래 소리가 연신 들렸다. (분명 90년대 노래인데..)
이제 음식이 나올 때가 된 것 같은데.. 배꼽시계가 짹깍짹깍 울리기 시작할 때쯤
주문했던 김치찌개가 나왔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김치찌개와 따끈따끈한 밥을 보니 입가에서 미소가 가득 퍼지기 시작했다.
이곳 김치찌개는 일반적으로 우리가 먹는 김치찌개보다는 김치전골에 가까운 맛이 난다. (고기의 양이 푸짐하다)
미식가가 아니라서 정확히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약간의 조미료가 들어간 것 같기도 하고, 밥을 먹고 있는데 술이 땡기는 그런 맛이 난다. (아, 물론 사장님의 카레는 조미료가 전혀 들어가지 않는다)
이곳은 늘 밥을 적게 주는 느낌이 없잖아 있었는데 오늘은 밥을 많이 주셔서 기분이 좋다.

돌이켜 보면 요즘 퇴근 하고 집에 와서 밥을 먹은 일이 많지 않았다.
이미 집에 돌아오면 시간이 많이 늦어서 귀찮음이 발동하기 때문이다. (나만 그런 게 아니라고 누가 얘기 좀..)
먹더라도 편의점 김밥으로 대충 때우거나,
그도 아니면 건너뛰기 일쑤였다.
어쨌거나 슬슬 배가 불러오기 시작했다. 
마지막 밥 한 숟가락은 국물에 충분히 적셔서 음미했다. (아, 시원하게 맥주 한 잔 하고싶다)

사장님께서는 늘 모든 손님에게 요구르트를 하나씩 서비스로 주신다.
너무 오래된 홍보 방식인 것 같긴 하지만, 입가심으로 마무리하기에 요구르트만 한 게 없기도 하다.
기분 좋게 저녁 식사를 끝내고서 집으로 향하는 길.
그래도 내일만 지나면 주말이 찾아온다. (주말이 지나면 다시 평일이 찾아온다는 건 함정이지만)
내일은 내일의 해가 뜰 것이다. (갑자기?)

쎈치한 기분을 뒤로한 채 집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아, 내일 뭐 해야 될지 속으로 계산하고 있는 나 자신이 싫다. 
얼른 씻고 꿈나라로 가고 싶다.. 굿밤

- 30대 직장인 김소소하게 저녁식사 일기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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