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해도 괜찮아, 이런 식빵(feat.프렌치토스트)

2020. 8. 29. 15:34일상 소소하게🍳/요리

[Intro]

토요일 어느 늦은 점심
여자친구에게 늘 해주겠다는 말만 하고
미루고 미루던 프렌치토스트를 만들었다.
하지만 결과는 보기 좋게 실패.

여자친구는 애써 괜찮다고 위로해 줬지만,
마음은 너무 좋지 않았고
허탈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기분이 안 좋은 상태로 설거지하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실패할 수도 있지, 다음에 더 잘 만들면 되잖아"
누구나 처음에는 서툴기 마련이니까..

하지만 마음은 좀처럼 진정되지 않았다.

시간을 돌릴 수 있다면,
마트에 장을 보러 가기 전으로 돌아가고 싶다.
왜, 프렌치토스트를 만들어주겠다고 했을까.
도대체 왜..?

2년 전쯤인가?
유튜브에서 우연히 프렌치토스트
만들어 먹는 모습을보다
맛있을 것 같아서 따라 만들어 먹어봤는데
아주 맛있게 잘 만들어져서
여자친구에게 자랑을 했고,
여자친구는 먹고 싶다며 가끔 떠오를 때마다
만들어 달라고 했지만,
미루고 미루다 드디어 오늘 프렌치토스트를
만들게 되었다. (배경 설명 끝)

어디서부터 잘 못된 걸까?
오늘은 레시피에 관한 소개는
절대 하지 않을 예정이다.
다만, 나의 잘 못을 되짚어보고
앞으로 나아갈 뿐..

우선 첫 번째 실수는 빵을 잘 못 골랐다.
빵이 너무 얇아서 달걀 물을
너무 잘 흡수 하다 보니,
프라이팬으로 옮길 때
흐물흐물해서 부서질 것 같았다. 

이때만 해도
내가 실패하리라곤
눈곱만큼도 생각하지 못했다.

팬의 온도를 적당히 올리고,
버터를 넣고,
중간불로 앞뒤 노릇노릇하게
잘 구웠다고 생각했는데..
큰 오산이자 착각이었다.

두 번째 결정적인 실수
속을 다 익히지 못했다.
마치 파전을 구울 때
부침 가루를 덜 익힌 것처럼.

지나간 시간은 다시 되돌릴 수 없지만..
이때 내가 네 속을 알았더라면, 어땠을까.
후회가 밀려온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
다 옛말이군요.
보기 좋은 떡이 때로는
먹기 불편할 수도 있습니다.

유튜버들처럼
마무리는 메이플 시럽과
슈가파우더로 그럴싸하게 (먹기 좋게)
데코를 해보았지만,
그런다고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뚜레쥬르에서 사온 에스프레소
아이스아메리카노로 만들어보아도
아무리 예쁘게 사진을 찍어보아도
이미 실패한 요리는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여자친구는 오늘 나에게
프렌치스토스트의 맛을 
이렇게 표현했다.
시작은 창대했으나, 그 끝은 미약했다.

오늘 여자친구의 말을 
가슴 깊숙이 새기고 또 새기며
반드시 다음번에는 복수.. 아니 잘 만들어서
보란 듯이 성공해내고야 말겠다고 다짐했다.
#반드시 #보란듯이 #프렌치토스트 #진짜맛있게만든다

[Outro]

설거지를 끝마치고서,
지금의 이 감정과 순간을 기록하고 싶어서
곧바로 노트북을 켰다. (이 정도면 블로그 중독?)

아침에는 그렇게 비가 쏟아지더니,
점점 날씨가 개기 시작한다.

부디 주말동안 코로나 확진자가 줄어들었으면,
힘든 시간이지만, 함께 견뎌내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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