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즐기는 수요미식회(feat. 제육볶음)

2020. 8. 20. 00:22일상 소소하게🍳/요리

긴 연휴를 마치고 사무실로 돌아오니,
마음이 참 착잡했다. (4일 만에 출근)

아니야 이건 꿈일 거야.
현실을 부정해봤지만
나는 지금 사무실에 있고,
이미 시계는 9시를 가리키고 있다.
(점점 더 현실을 직시)

아침 일찍 출근한 직장동료와
함께 사내 카페에 갔다.
복도에서 마주친 직원들부터
카페 내 직원들까지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이색적인 광경에 어떨떨하면서도
코로나 재확산의 심각성을 충분히
몸소 깨달을 수 있었다. (경기도는 어제 마스크 착용 의무 행정명령이 떨어졌다)

모닝커피 한 잔으로
애써 기분을 달래보았지만,
며칠간 쉬고 온 여파는 쉽사리
사라지지 않았다.

사무실로 돌아와 노트북 전원을 키고
집중을 하려던 찰나 마스크 때문에
안경에 습기가 차기 시작했다. (그야말로 안습)

결국, 마스크를 벗을 수 없어서
블루 라이트 차단 안경을 벗었다.
(아 내일도 이러면 곤란한데..)
뭔가 특별한 조치가 필요하다.

‘오늘은 오랜만에 출근했으니까
빨리 들어가도 가도 괜찮을 거야’
혼자서 자기 암시를 걸며,
6시 20분에 잽싸게 퇴근을 했다.

하지만 내일부터는 다시 열심히
직장인 모드에 돌입할 것이다.
(오늘까지만 투정)

퇴근 후 집으로 오는 길에
깊은 생각에 잠겼다.
수요일 저녁에 뭘 먹어야
진짜 저녁을 잘 먹었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까?

머릿속으로는 빠르게
메뉴를 떠올리고, 손은 분주하게
유튜브를 검색하기 시작했다.

먹고 싶은 음식은 많았지만,
재료도 많이 들고 시간도 없어서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요리를
찾다 보니, 만만한 제육볶음이 떠올랐다.

유튜브에서 제육볶음에 관한
레시피를 검색하던 중
백종원의 요리비책
눈에 들어왔다. (상단 노출의 힘)
10분짜리 영상을 정독하기 시작했고,
눈으로 레시피를 암기했다.

(중략)
서론이 너무 길었다.
그럼 이제 본론으로 돌아와서
재료와 레시피를 소개하겠다.

우선 재료는
삼겹살 300g, 통마늘 8알, 청양고추 1개, 대파 1대 반, 물 1/3컵, 진간장 3큰술, 설탕 1.5큰술, 고춧가루 2큰술, 참기름 1/2큰술, 후춧가루, 깨소금 적당량이 필요하다.
(레시피 정량은 백쌤의 요리비책에서 확인 가능, 나는 일부 내 스타일로 바꿨다)

만드는 법
생각보다 간단하니 꼭 만들어서 드셔보시길

1. 대파, 고추는 반으로 갈라서 어슷 썬다.
2. 마늘을 편으로 썰고, 삼겹살도 먹기 좋은 크기로 썬다.

3. 프라이팬에 삼겹살을 올려서 후추를 톡톡 뿌리고, 노릇노릇하게 굽는다.

4. 노릇하게 익으면 마늘을 넣고, 설탕 1.5스푼을 넣고 볶는다.
5. 간장 3큰술을 넣고 불향을 내기 위해 웍질을 하거나, 기울여서 불향을 입혀야 하지만 나는 생략했다. ( 잘 밤에 불장난은 사절)

6. 대파를 넣고, 고춧가루 2큰술을 넣어서 잘 섞어준다.
7. 양념이 고루 베이도록 물을 조금 넣어준다.

8. 파의 숨을 죽이지 않도록 강한 불로 빠르게 볶는다.
9. 참기름을 뿌리고 깨소금으로 마무리한 후 예쁘게 플레이팅을 한다.

짜잔~ 레시피대로 잘 따라 한다면,
이렇게 아주 먹음직스러운
제육볶음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물론 비주얼만 그럴듯할 수도 있지만..

생각해보니 플레이팅이 되기 전까지
간을 전혀 보지 않았다.

자, 상추 한 장 (음성 지원)
그 위에 깻잎 한 장, 대파 가득, 마늘 듬뿍
고기는 2~3점,
맛있게 한 쌈을 싸서 입속으로 쏙~

양념은 살짝 달짝지근했고,
고기는 씹을수록 부드러웠다. (이제 제육은 앞다리 살말고 삼겹살로)
결과는 대 만족! (입에서 오물오물 중)
역시 믿고 먹는 백쌤의 레시피.
인정할 수밖에 없는 맛이었다.

개인적으로 제육볶음에
고추장이 들어가는 걸 선호했는데,
백쌤이 나의 편견을 완전히 깨주었다.

오늘 요리 소감을 간단히 남기자면,
- 고추장 없이도 제육이 맛있을 수 있다.
- 앞다리살 대신 삼겹살을 써도 된다.
- 불 맛을 살짝 냈더라면 어땠을까.
- 백쌤의 레시피는 사랑이다.

어느새 고기 한 점이 남았고,
밥까지 싹싹 긁어서
마지막 쌈을 싸먹었다. (깨끗하게 클리어)

비록 시간은 늦었지만, (벌써 9시 반)
맛있게 저녁을 먹고 나니
기분이 나아졌다.(헛, 이제 빨래 널어야 되네)

블로그를 적다 보니
어느새 12시가 넘었다.
헉.. 얼른 자야 되는데.. (내일도 피곤할 예정)
오늘도 그렇게 하루가 지나간다.

P.S 여자친구 한 줄 평
삼겹살로 제육볶음? 나를 위한 작은 사치

- 30대 직장인 김소소하게 저녁 일기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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