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 어쩌다 보니 부산&양산 투어

2020. 8. 16. 13:01여행 소소하게 🚊🚍🛬/부산&양산 투어

모처럼 임시공휴일이 껴서
집에서 푹 쉬어보려고 했는데
갑자기 급한 볼일이 생겨
고향으로 내려가게 되었다.
(오늘도 역시나 비가 주룩주룩)

휴일이라 차가 엄청 막혔고,
5시간 만에 간신히(4시간 예정이었으나 차가 엄청나게 막혔다)
부산종합터미널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친구들과 만나 점심을 먹고,
저녁에는 고향으로 넘어갈 예정이다.

날씨가 너무 더워 터미널에서 가까운
카페에 잠시 들렀다. (별다방)

나를 포함한 세 명은
새로 나온 스위트 멜론디드를 주문했고,
나머지 한 친구는
자바칩프라프치노를 주문했다. (스벅에 오면 왜 맨날 이것만 마시는지?)

음료를 마시며 더위를 식힌 우리는
점심을 먹기 위해 부산기장군에 위치한
철마한우수목원으로 향했다.( 밖으로 다시 나오니 찜통더위에 다시 리셋..)

휴가철이라 차가 막힐 것 같아
기장 시내로 들어가기 한참 전에 있는
식당을 가기로 했다.
그건 나쁘지 않았는데, (not bad)
부산까지 와서 바다를 못 본다는 것이
못내 아쉬웠다.

철마한우수목원에 도착했다.
근처에는 온통 밭과 산이 보였다. (마음이 정화되는 풍경)

감성 없는 친구들은
먼저 식당에 들어갔고,
나는 주변을 둘러보며
사진을 찍다 들어갔다.

나는 오늘 첫 끼였고, (아침 일찍 출발하느라
물도 한 잔 못 마셨다)
배가 엄청 고픈 상태였다.
다행히도 내 기분을 아는지
친구들이 모듬한우 5인분
한우육회(대)를 주문해 줬다.

널찍한 테이블에 밑반찬이
채워지기 시작했고,
메인 메뉴인 모듬한우가 먼저 등장했다.
정확하진 않지만,
모듬한우는
#꽃등심
#갈비살
이 두 가지는 들어있는 게 확실했다.
나머지는 전문가가 아니므로 패스..

곧이어 숯불과 그릴이 세팅되었고,
친구 한 놈이 자신 있게
자기가 고기를 굽는다고 했다. (오 웬일로?)

불판에 고기를 올리니
지글지글 소리와 함께
금방 고기의 색이 변하기 시작했다.

능숙한 솜씨로 고기를 굽더니,
먹기 좋게 잘라서
각자 앞 접시에 고기를 두 점씩 놓아줬다.
오, 센스! (그리고 적당히 핏기가 있는 미디엄레어)

먼저 첫 고기는 양념 없이
그대로 한 입 넣었다.
입안 한가득
화려한 기름이 나를 감싸더니,
어느새 입안에서 사라졌다.

두 번째 고기는 기름장에
살짝 찍어서 또 한 입.

입안 가득 부드러움에
몸 둘 바를 모르며,
본격적으로 고기를 먹을
예의를 갖추기 시작했다.

친구는 고기를 굽는 대로
먹기 좋게 그릴의 각 모서리로
고기를 배급해 줬다.

하지만 굽는 속도는
역시 먹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고,
애꿎은 밑 반찬만 먹고 있을 때
드디어 한우육회가 등장했다.

잠시 구운 고기는 내팽겨둔채(미안)
육회를 듬뿍 집어올려서
입속으로 넣었다.

맛에 대한 음미를 채 하기도 전에
입에서 사르르 녹았다.
양이 조금(많이)아쉽긴 했지만,
지금껏 먹어본 육회 중
손에 꼽힐 맛이었다.(개인 취향)

육회에 관해 친구의 한 줄 평을 남기자면,
입안으로 들어올 때는 직구
입안에서 변화구
뭐 대충 예상과 다른 맛?
이런 느낌을 표현한 것 같다.

육회도 바닥을 보이고,
접시에 담긴 고기도 줄어들 때쯤
추가로 갈비살 3인분을 더 시켰다.
추측컨대 갈비살이
가장 부드러웠던 것 같다.

갈비살과 함께 본격적인 (먹방)
식사를(?)시작하기 위해
된장찌개 2, 냉면 2도 같이 주문했다.
다들 덩치도 별로 크지도 않는데
왜 이렇게 잘 먹는 건지..
이제 슬슬 금액이 얼마나 나올지
걱정이 들기 시작했다.

된장찌개와 냉면이 동시에
세팅되기 시작할 때쯤
갑자기 배가 부르기 시작했다. (급 포만감)
하지만 고기 배 따로 밥 배 따로
냉면 배는 따로 있으니,
조금 더 힘을 내보기로 했다.

보통 고깃집에서 먹는 된장찌개를
좋아하는 이유는 차돌박이가
들어가기 때문인데 (국물이 진해서)
역시 이곳 된장찌개에도
차돌이 한가득 들어있었다.

짭조름하고 기름진 국물이 들어오니
밥에 절로 숟가락이 안 갈 수 없었고,
점점 더 배는 불러오기 시작했다.

그렇다.
이제 맛을 표현하기도 힘들 만큼
배는 이미 불렀다.
하지만 그럼에도 칡냉면은 조금
실망스러운 맛이었다.
호불호가 많이 갈릴 것 같은데,
‘칡’ 특유의 냄새가 조금 별로였던 것 같다.
냉면은 거의 남겼다.

배불리 먹고 나오니, (배가 빵빵해졌다)
온몸에서 고기 냄새가 진동했다.
그래도 늦은 점심으로
이렇게 푸짐하게 먹을 줄 꿈에도 몰랐던 터라
기분이 무척 좋았다. (페브리즈라도 뿌릴걸)

계산은 친구 B가
멋지게 한 턱 쐈다(?)
알고 봤더니 국가재난지원금을
아직도 안 썼다며.. (고맙긴 한데 그걸 여태 안쓰고 뭐 했니도대체, feat. 잔소리)

날은 덥고 배는 부르고 잠도 솔솔 오고..
시원한 바람이 나를 에워싸며,
모처럼 휴일을 만끽하고 있다.
그걸 알 리 없는 친구들은
새로 나온 슬램덩크 게임에 푹 빠져있다.

[에필로그]
밥을 먹는데 갑자기 어머니께
전화가 왔다.

엄마: “아들, 지금 내려오고 있나”
나: 응 나 부산인데?
엄마: “아이고야, 다시 올라가라”
나: 어? 왜..?
엄마: “그 위에 코로나 심해졌다더라, 괜히 내려왔다가..”
.
.
.
나: (한숨을 쉬며) 그래 알겠다. 다시 진정되면 내려갈게요.
엄마: 응응 빨리 올라가~
나: 알겠어요

갑자기 경기, 수도에서 심해진
코로나로 인해 어머니는 다시
집에 콕 박혀있으라 했고,
나는 갑자기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됐다.
어쩌다 보니..

그래도 오래간만에 친구들도 만나고
나름 여행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졌다.

저녁에 어머니께 오지 말라고 해서
섭섭한 거 아니냐며 카톡이 왔다.
당연히 아니라고 했고, (진짜 괜찮았다)
다만 언제쯤 이 코로나가
진정될지 조금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나는 다시 양산으로(친구 자취방)
향하고 있다.
이왕 내려왔으니 하루 더 쉬고
내일 올라가야지.

- 어쩌다 보니 부산&양산 투어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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